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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이야기

인천의 메밀우동, 오목골

회색싼타 2023. 9. 12. 13:47

이 집은 지금은 대학생이 된 딸아이가 걸음마를 뗐을 무렵 처음 방문했던 것 같다. 당시는 현재 재개발로 없어진 인천대학교후문 건너 편 찻길에 위치하고 있었다. 집에서 좀 멀긴 했지만, 산책겸 야식먹으러 가기에는 적당한 거리였다.

중간에 인천대학교부지의 인화여고쪽으로 이전했다가 다시 그 길 건너편으로 이전을 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메밀우동이다. 검은색 통통한 면에 튀김부스러기를 잔뜩올려 먹으면 미끈한 면 사이사이 바삭하게 씹히는 식감도 맛의 일부로 작용했다. 사실 우동이라는 면에서만 보면 딱히 맛있거나 감칠맛나는 맛은 아니었지만, 허름한 가게의 분위기와, 당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학생들의 밤을 달래주는 24시간 영업전략이 어느 정도 어우러져 꽤 유명한 집으로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대학교도 떠나고, 위치도 변경된 지금은 당시의 컨셉은 많이 찾아보기 어렵고, 오히려 택시운전을 하시는 기사님들이 간단히 요기를 하는 장소로 더 이용이 되는 것 같다.

 

 

요즘은 숭의동에서 건강검진을 하고 출근할 때, 빈 속을 달래러 들리는 일 이외에는 딱히 들리지 않게 되었다. 1년만에 찾았더니 주문방식이 키오스크 방식으로 바뀌었다.

 

작년에는 메밀우동과 쌍벽을 이루는 인기 메뉴였던 계란말이김밥을 같이 주문했었는데, 너무 양이 많이 먹다 남긴 기억이 있어서 우선 메밀우동만 주문.

 

맛은 예전과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은데, 양이 좀 줄어든 듯. 그리고, 초창기 면발에 대한 느낌이 어땠는 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면발이 메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미끈거리고 탱탱하여 메밀의 함량이 얼마나 될 지, 좀 궁금하긴 하다. 메밀로 면을 만들어보면 검은 색이 아니라 밝은 회색의 거의 하얀색 면이 나오는데, 어쩌다 메밀은 검은 색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생기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따라 시장기가 더 많이 느껴진 것인지, 내친 김에 계란말이김밥도 추가. 

김밥 속에 든 내용물을 예전에 확인하고 먹고 그러진 않았으나, 이번엔 한번 확인. 특별한 재료나 딱히 누락된 재료는 보이지 않는데, 예전에 비해 계란두께가 좀 얇아진 것 같고, 김밥 전체적인 간이 좀 싱거워진 것 같다.

 

전체적으로, 예전에 학생들로 북적대던 모습이 좀 그리울 정도로 많이 차분해진 매장, 시간대가 아침이라 그럴 수 있지만 약간 썰렁한 분위기, 길 가에 불법주차를 해야했던 예전과는 달리 넓고 편리한 주차장 등, 기억 속의 매장과는 조금씩 멀어져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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